본문 바로가기

길을나서다/스쿠터일본일주

[스쿠터 일본가다] 61일차, 세토내해를 가로지르다.










5시에 일어나 일기를 쓰고, 미소국을 끓여 어제 사놓은 도시락으로 아침식사를 한다. 밤늦게 바이크 소리가 부다다다하며 들려오더니 6대의 바이크를 끌고온 라이더들이 캠핑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멀지 않은 곳이라 두런두런 목소리도 들려온다. 깊은 산속도 아닌데 캠핑장에 모기가 극성이다. 까만 산모기가 모기향을 피우지 않은 새벽 댓바람부터 주변에 가득 몰려들어 성가시게 하고 있다. 하는 수 없이 다시 모기향을 피워보지만, 벌써 두 세 곳이나 물린 후다. 짐을 챙기고  바이크 외관을 닦아낸 후, 하루의 길을 다시 나선다. 잠시 가까운 해안가를 찾아 거닐어본 후, 11번 국도를 따라 달려간다. 30km정도 더 달려가면 카가와현에서 가장 큰 도시인 다카마츠시(市)가 위치해 있다. 




아침부터 모기가 득시글대는 캠핑장 텐트사이트. 나무그늘이 지는 곳이라 다른곳과 달리 덥지 않다.




캄캄한 밤에 도착을 했던터라 잘보이지 않던 주변지형이 아침이 되자 환하게 드러난다. 

제법 큰 못인 오이케지(池) 가장자리에 방갈로와 초지로된 텐트사이트가 정갈하게 들어서 있다. 




하루를 묵고 다시 출발하는 오이케 오토캠핑장(大池オートキャンプ場).

시설과 주변환경이 정갈하게 운영되어 싸지않은 사용료가 전혀 아깝지 않은 곳이다.




캠핑장에서 나와 가까이에 위치한 해안을 곧장 찾았다. 펼쳐진 어구를 제외하고는 인적이 거의 없는 곳이다.

가지고 있는 지도가 조금만 더 세밀했다면 이 해안가에서 공짜로 고즈넉하게 하룻밤 머물고 갔을텐데, 아쉽다.




어구를 손질하는 동네사람을 따라나선 녀석인가보다. 가까이 와서는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나를 탐색하고 있다.

모든 첫 만남은 느낌의 반응과 탐색으로 부터 시작되는 법. 손, 일어서, 라며 행동을 요구해도 전혀 통하지 않는다. 언어가 다르다는 것을 깜빡.




이곳은 작년 겨울, 시코쿠 순례길을 걸으며 거쳐갔던 곳이다. 지금 달려가는 여기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산길을 따라 짚어 걸었던 도보코스가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답답한 국도를 벗어나 136번 현도의 해안도로를 달려본다. 둘러가기는 하지만 이대로 다카마츠항에서 페리를 타고 곧장 혼슈로 건너가기에는 아쉬운 마음이 들어서다. 


이리저리 꺽어드는 아름다운 해안선과 해안마을들, 언덕배기에 잘 지어진 집들이 주욱 늘어서 있다. 바다건너로 세토내해의 유명관광지인 소등도(쇼도지마)가 아른히 건너 보인다. 얼마간의 해안선이 끝나고 다시 11번 국도와 만났다. 다카마츠 시내로 이어지는 도로를 달려가는 도중, 길 우측으로 꼭대기가 평평한 독특한 산지가 보인다. 시코쿠 88사(寺) 중 84번 사찰과 85번 사찰이 이어지는 길에 위치한 야시마산과 고켄산이다. 1년만에 다시 찾은 다카마츠, 급한 산길을 걸어 내려오던 한 해 전 부지런히 걸음을 옮기던 그 겨울이 희미하게 떠오른다. 스쿠터로 달려가는 차도가 시코쿠순례 루트와 겹쳐지는 지점이어선지 도로를 따라 걷는 순례자(오헨로상)들이 서 너명 지나가기도 한다. 여기까지 왔다면 남은 사찰의 수는 4개정도, 먼 걸음의 막바지에 도착한 사람들일게다. 그들이 무탈히 결원하기를 바래본다.




마을과 마을을 잇는 해안도로를 따라 다카마츠시를 향해 달려간다.




맑고 청명한 아침바다와 하늘이 길 옆으로 느긋하게 펼쳐진다.




해안도로에서의 풍경. 차량통행까지 적은 길이라 한적한 분위기가 가득하다.




길가다 말고 반사경 앞에서 잠시 셀카놀이




몇개의 마을을 지나, 연이어지는 해안도로를 따라 달려간다. 중간중간 나타나는 수려한 풍경들.




작은 섬들이 떠있는 마을앞 바다에 떠있는 세노시타마을




해안도로를 따라 정갈하게 자리잡은 마을




현도변에서 내려다보이는 세노시타 마을의 종기종기 자리잡은 지붕들과 앞 바다 풍경





지나는 길 옆으로 앞뒤에 입체식으로 그려진 재미난 간판도 보인다. 가구제작소 간판인듯.



산길을 지나오자, 나타난 도마바리해안. 해수욕장과 도로사이에는 넓다란 블럭 스탠드가 길게 깔려 있다.



해수욕장이 고스란히 내려다보이는 산기슭에는 분위기있는 가옥들이 군데군데 자리잡고 있다. 넉넉한 휴양지의 풍경이다.




사누키 우동으로 유명한 사누키시(市) 앞의 만(灣)이 달려가는 현도에서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사누키시 인근의 해안풍경. 파고를 막기위해 해안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일렬로 쌓아둔 테트라포트 방파벽이 군데군데 보인다.

해안과 매우 가깝게 집락이 형성된 일본 어촌에서 자주 보이는 모습이다.




차량통행이 복잡한 시내를 한참 따라서 달리자 우측으로 페리항 표식이 나타난다. 넓고 황량한 항구길을 따라들어서자, 페리항을 가르키는 이정표가 더 이상 나타나지 않는다. 화물차들이 들낙이는 부두창고의 경비실에 페리항의 위치를 물어보니, 인쇄해 놓은 지도를 건네주며 시코쿠페리 사무실이나 고쿠도페리 사무실을 찾아가라며 길을 알려준다. 미리 프린터로 인터넷지도를 빼놓은걸 보면, 나뿐만 아니라 제법 많은 사람들이 이 부근에서 페리선착장을 찾지 못해 헤메는가 보다.


천천히 다시 건네 받은 지도를 보며 페리 선착장에 도착했다. 타고자 했던 혼슈 오카야마현의 우노항으로 향하는 페리가 방금 전에 막 출항을 한 상태다. 하는 수 없이 가까이에 위치한 또 다른 페리 선사인 고쿠도페리를 찾아간다. 발매사무소의 시간표를 들여다보니, 다행히 30여분만 기다리면 페리에 오를 수 있다.


1,000엔을 지불하여 발권을 하고, 잠시의 기다림이 지나 13시 50분에 출항하는 페리의 갑판으로 오른다. 수조차를 비롯한 화물차가 선내에 가득 들어찰 뿐이고, 일반인이 전혀 타지않는 한적한 상태로 바이크는 나 혼자뿐이다. 크지 않은 도항선이 다카마츠항을 출발한다. 그물과 낚시를 드리운 조그마한 연안의 어선들 뒤로 점점 멀어지는 다카마츠항과 도시 뒷배경의 윤곽이 시원스레 드러난다. 다시 찾은지 하룻만에 재차 시코쿠를 떠나게 된 셈이다.




사누키시를 지나, 다카마츠시의 페리 승선장에 도착했다. 다카마츠에서 혼슈 오카야마현 으로 향하는 두 개의 페리선사 중 하나인 고쿠도페리 사무소 건물.




페리터미널 길 건너편에는 타카마츠성(타마모,玉藻城)이 서있다.




방금 도착한 페리에서 차량과 사람들이 쏟아져 내린다. 가만보면 물길이든, 찻길이든, 돈길이든, 요렇게 길목을 장악한 부류들이 이익을 챙긴다.




승무원의 안내에 따라 페리갑판에 올랐다. 

일본에서 타본 페리 중에서 첨으로 밧줄로 고정시키지 않고 그냥 세워둔 상태다. 우리나라 도서지역 도항선 스타일.




화물차 운전자들이 많아선지, 크지않은 배에 욕탕까지 있다. 훌륭하다.




페리에 올라타서 보이는 부두전경. 

다카마츠 항구는 1988년 세토 오하시(혼슈와 시코쿠를 연결하는 다리)가 놓이기 전까지 시코쿠의 주요 항구였으며, 지금도 다카마츠항에서는 고베로 하는 배편과 쇼도시마, 나오시마 등을 포함한 시코쿠 주변의 다른 섬으로 가는 배편 예닐곱개의 노선이 운항되고 있다. 




▼ 아래를 클릭하면 더 많은 사진을 볼수 있습니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숙박지 : 무카이시마초, 마린-유스센타(向島町 マリン・ユース・センター)

                     1박 - 773엔


■ 주유 : 653엔


■ 페리승선 

   - 다카마츠 → 우노 : 1,000엔

   - 토자키 → 무카이시마 : 230엔


■ 시코쿠, 다카마츠 -  혼슈, 우야노 페리노선

   - 시코쿠 페리(四国道フェリー) 운항시간 및 요금표 : http://www.shikokuferry.com/route_taka_uno.html

   - 코쿠도 페리(国道フェリー) 운항시간 및 요금표 : http://www.utaka.co.jp/daiya.html / http://www.utaka.co.jp/price.html



■ 오이케 오토캠핑장(大池オートキャンプ場) : http://www.justmystage.com/home/ooikecamp/


■ 이동거리 및 경로 : 총 186km

    시코쿠 다카마쓰  → 오카야마현, 우노 → 와슈잔 → 후쿠야마시  → 무카이시마 섬


큰 지도에서 스쿠터 일본일주 - 61일차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