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날씨 탓에 침낭을 풀어놓지 않고 잠들었다. 새벽녁 열린 앞바다쪽에서 불어오는 바람탓에 추웠다. 비몽사몽간에 침낭을 꺼내 덮고 깨보니 6시다. 날이 밝아 하늘이 훤하다. 슬슬 텐트속에 죽은 듯이 뉘어져 있던 몸을 일으키며 일어난다. 파란 풀밭 너머로 파랗게 바다가 펼쳐지고 있다. 전망은 어디에도 비교 할 수 없이 시원스런 캠핑장이다.
어제 밤 늦게 찾아온 밤손님인 고양이에게 던져주었던 소세지가 그대로 땅바닥에 남아 있다. 도도한 녀석, 결국 입도 대지 않고 그냥 가버렸다. 짐을 챙기고 나자 7시다. 여자화장실 한 쪽 구석 수도꼭지에 호스가 부착되어 있다. 어차피 이곳은 인적이라고는 '행인1'조차 찾아 볼 수 없는 한적한 곳이다.
재수!라 외치며 수도꼭지를 틀어 재낀다. 남자화장실의 수세대에서 물을 받아놓고 코펠로 바가지물을 퍼서 씻을 계획이었는데, 운이 좋다. 게다가 이 곳 수세대의 수도꼭지는 푸쉬버튼이라 한번 누르면 5~6초 정도만 쏟아지는 씻기에 불편하다. 여유있게 화장실에서 샤워를 하고 나니 해가 뒷산 너머에서 부터 비춰들기 시작한다. 볕이 따갑고, 더워지기 시작한다.
스풋에 밤새 씌어두었던 커버를 열어 젖히니 여치 한마리가 하룻밤 머물렀다가 튀어나온다. 잡아서 하룻밤 숙박료를 내놓으라고 다그칠 까 하다가, 나도 주인 없는 빈 캠핑장에서 하룻밤 도둑잠 자고가는 주제에 그러기에는 도덕적 양심이 꿈틀댄다. 여치녀석 부리나케 풀쩍 풀쩍 뛰어서 풀밭으로 도망가버린다.
짐을 다 챙기고 다시 길을 나선다. 인근의 해안마을을 따라, 가보지 못한 해안선 왼쪽으로 가보기로 한다. 마실 물이 딱 떨어진 터라, 아침부터 목이 말랐다. 마을 가운데 세워진 음료자판기에서 생수 하나를 뽑아 한번에 시원스레 마셔버린다. 물가 비교가 여기서 확 차이가 난다. 500ml 생수가 120엔으로 우리 돈으로 1500원가량 되겠다. 같은 용량으로 500원 정도인 우리나라 생수에 비하면 세배나 비싸다. '일본 니들~ 물가 너무하는거 아녀!'라는 푸념이 절로 나온다.
마을 앞 해변을 지나 돌아서는 모퉁이에 갓길의 공간이 넉넉하다. 그늘 아래인데다, 바다가 시원스레 내려다보이는 제법 높은 해안 암반 윗자락이다. 스풋을 멈춰 세운다. 땅바닥에 퍼질러 앉아, 밀린 일기를 쓴다. 바닷바람이 살살 불어오며 선선한 그늘과 함께 기분 좋은 환경을 만들어 낸다. 1시간여 지나자 이곳에도 산너머로 부터 볕이 새어 들어오기 시작한다. 더 뜨거워지기 전에 떠날시간이다.
캠핑사이트에서 내려와 인근의 마을을 따라 해안선을 달려본다. 튀어나온 반도 앞에서 길이 멈춘다.
모퉁이 돌아가는 해안도로 갓 길에 바이크를 멈춰 세운다. 길 옆 한귀퉁이에 퍼질러 앉아 밀린 일기를 쓴다.
한 시간동안 차량 3대정도가 지나갈 정도로 한적한 곳이다.
해안마을을 벗어나 산길을 다시 달린다. 외진곳이라도 길옆으로 삼나무가 시원시원하게 뻗어있는 광경이 자주 보인다.
조그마한 어촌마을을 벗어나 산길을 넘어 38번 현도로 길을 달린다. 다시 해안선을 만날때까지 꼬불꼬불한 산길을 내려간다. 산길도중에는 경사진 바위산을 타고 흘러내리는 조그마한 폭포도 보인다. 산에서 내려오는 물일텐데 맑지가 않아 보인다. 해안도로에 도착하자, 조그만 포구가 해안암반 옆에 위치해 있고 건너편으로는 바위산의 절벽이 절경을 이루고 있다. 아침 볕을 받아 반짝이는 바닷물이 보석같다.
길 옆 암반 위로 흘러내리는 조그마한 폭포가 보인다. 산에서 흘러 내려오는 물인데 맑지가 않다.
산길을 한동안 달려 내려오자, 다시 해안마을이 나타났다.
어제 머무른 캠프장 인근의 마을과 마찬가지로, 이 마을도 집 주변으로 대나무를 울타리삼아 둘러치고 있다.
바람이 많이 부는 곳이라서 일까. 만가지 삶, 만가지 모습이 여실히 드러나는 곳이다.
열 가구 채 되지않는 작은 마을의 포구 앞으로 시원스런 바위산이 서있다.
에메랄드 빛 맑은 바다색이 더해져 평온하고 아름다운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다시 오르막을 급하게 이어지는 길을 따라 올랐다가, 다시 급하게 내려오는 몇 번의 오르락 내리락 길이 해안을 따라 이어진다. 해안간선도로인 38번 현도 끝나는 지점의 마을을 가로질러 249번 국도를 따라 노토반도의 끝머리를 향해 달린다. 끝도 없는 해안선이 평범한 듯 보이지만 하나하나가 눈앞에서 반짝이는 바닷길이다. 다시 나타나는 28번 현도를 따라 노토반도의 끝머리로 다시 꺽어든다.
지도를 들여다보면, 노토반도의 끝부분이 강아지 머리처럼 생겨있다. 강아지머리 반도라고 이름지으면 더 좋을것 같은 지형이다. 3자 모양으로 꺽이며 이어지는 오르막 산길이며, 오르막 고갯길에서 내려다 보이는 전망, 그림 같은 풍경이 길 아래, 바다에서 펼쳐진다.
해안선을 따라 이어지는 오르막길. 오르고 내리는 좁은 길이 연이어 이어진다.
이 해안도로에서는 대충 아무데나 시선을 주어도, 이런 풍경이 눈아래 펼쳐진다.
토사 붕괴를 막기 위해 경사면을 몽땅 덮도록 시공한시멘트옹벽. 일본에서는 이런 옹벽이 많이 보인다.
처음에는 이 해괴한 공사법에 의아 했었다.
그런데 이 상태로 제법 시간이 흐른 뒤, 이끼가 끼이고 색이 바래지면 멀리서 봤을때 보통의 바위산 처럼 자연스러워 보이기도 한다.
오르락 내리락 하던 해안도로가 시원스러워 지기 시작했다.
포구를 따라 소복히 집들이 모여 앉은 해안마을을 지난다.
일본가옥의 정갈한 선과 기와지붕들이 모여서 만들어지는 분위기는 우리나라 어촌의 그것과는 다른 느낌이다.
노토반도의 끝머리를 향하는 해안선에서 내려다 보이는 바다곁을 달린다.
해안선 산중턱에 교각을 놓아 길이 이어진다.
아찔한 높이의 교각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면, 아름다운 맑은 물빛이 펼쳐진다.
높이 때문에 움찔, 무서움이 들 정도다.
해안도로 중간중간에는 전망대들이 세워져 있다.
전망대가 운치있게 생기지는 않았지만 올라서서 보이는 전망들은 기대 이상이다.
이런 해안선이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인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이는 바로 아랫쪽의 물 빛이 곱다. 병에 담아 가고 싶을 정도다.
노토반도의 끝, 곶의 주차장에 도착했다. 주차장 인근에는 전망대가 세워져 있다. 높지 않은 절벽 지형의 해안선 아래에는 정갈한 숙박지가 해변을 따라 휘어지게 들어서 있고, 그 배경 위로 세워진 전망대에는 허공을 향해 포토포인트가 놓여있다. 허공을 향해 뻗은 짧은 다리 끝에 의자를 놓아 그 밑으로 보이는 해안선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놓았다. 허공에 걸쳐진 의자와 전망대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곳이다.
노토반도의 끝을 돌아 다시 남쪽으로 향한다. 현도 2호선이 끝나고 12번 도로와 만났다. 조금은 지겨움이 생기겨나는 길이다. 더도 덜도 아닌 평범한 해안마을을 연이어 지난다. 코이지해안을 지나 들길을 10km가량 달리자 다시 해안이 나타난다. 뒤를 따르는 차량들이 많아서 70km 이상의 속도로 바쁘게 달려왔다. 쫒기듯 달리는 기분이 들어서 해안도로의 적당한 갓길에 바이크를 멈춰 세우고 뒤 따라 오는 차들을 모두 지나보낸다. 지도를 확인하고, 잠시 여유를 갖는다. 지금부터는 249번 국도선이다. 달리는 방향의 좌측 비스듬히로부터 해볕이 내려오고 있어 운전하는 시야와 사진 찍기까지 모두 불편하다.
마을을 지나는 해안 도로에서 포구 마을의 정갈한 기와 지붕이 겹겹이 내려다 보인다.
와지마시 인근의 千牧田, 휴게소인 미치노에키에서 계단식 논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1004개의 작은 논들로 이뤄져 있고, 가장 작은 논이 0.2㎡ 면적이다.
아기자기하고도 조밀조밀 모여있는 풍경 덕분에 휴게소에 멈춰선 관광버스로 부터 광광객들이 수시로 쏟아진다.
가다랭이 논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포인트 옆에서는 수공품을 팔고있다.
무더위 탓에 오직 부러운 것은 노점 위로 드리워진 그늘 뿐이다.
시원스레 이어지는 노토반도의 길을 이어 달린다.
깍아지른 돌산 아래로 길이 아닌듯 보이는 터널을 지난다.
고지라 바위라 이름 붙은 해안암반 옆을 지난다.
어디를 봐서 고지라인지... 경이로운 상상력에 감탄 할 뿐이다.
조그마한 섬들에 신사와 도리이를 원체 많이 세워 놓는 나라인지라, 이건 또 무슨 도리이인가 싶어 멈춰서 봤다.
도리이가 아니라 다리의 흔적이 남아있다.
덧난 고지라 이빨같은 해안암반이 총총총 바다를 향해 흔적을 남기고 있는 해안도 지난다.
익어가는 벼가 풍성해 지려고 한다.
파란 여름의 바다 옆에 펼쳐진 논 옆을 지나자, 마음이 넉넉해진다.
평탄하던 바닷길이 다시 오르막으로 그림처럼 이어진다.
마주 달려 오는 차, 역주행이 아니다. 한국서 익숙한 통행방향 습관탓에 한번씩 소스라 치게 놀란다.
언덕배기 휴게터에서 내려다 보이는 해안.
말이 필요없이 수려하고 맑은 바닷길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구불구불한 해안선을 따라 달리는 도중 이런 해안 풍경들이 수시로 나타난다.
그 탓에 멈춰서는 시간이 더 많다.
노토반도 끝머리의 전망대가 주차장 옆에 서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이는 해안. 정갈한 숙박지가 해안선을 따라 맑은 물빛 곁에 서있다.
난간 끝의 하얀 의자가 포토포인트. 꼭대기 전망터에서 내려다 보는 시선으로 사진을 찍을수 있게 되어 있다.
맑은 바다를 배경으로 시원스런 사진을 찍을수 있는 돋보이는 아이디어의 건물이다.
지나는 길 도중, 여행도우미 1순위인 코인란도리에 들러 세탁을 한다. 세탁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가장 여유로운 시간이다.
주로 이어폰을 귀에 꽂은 후, 세탁기와 벽에 붙은 설명서를 읽어가며 시간을 알차게(?) 보낸다.
세탁기 용량에 따라 사용료가 다르다. 이곳은 7kg-200엔,10kg-300엔,16kg-400엔이다.
동전세탁소 벽면에 보면 셔츠한장-몇 그램, 바지하나-몇 그램등의 용량가늠표도 붙어있다.
해안을 따라 잠시 달리던 도로가 다시 내륙으로 9km가량 달린다. 길이 꺽이고 조그마한 포구의 어촌마을이 비스듬히 내려쬐는 빛에 반짝이며 나타난다. '저물면서 빛나는 바다'라 했던 황동규시인의 그 아름다운 바다가 지금, 바로 앞에서 반짝이고 있다. 이곳의 지형이 약간 독특하다. 지도를 펼쳐서 살펴보면, 노토반도의 오른쪽 허리 즈음에 'ㄷ'자 형으로 움푹 파여 들어간 해안선과 그 가운데 불쑥 이어지며 튀어나온 노도지마섬이 위치하고 있는 지형의 노도지마만이다.
노도지마만을 따라 바다를 끼고 달린다. 오늘의 최종 목적지는 노도지마섬이다. 국도변의 미치노에키에서 잠시 쉬었다가 노도지마섬과 노토반도를 잇는 두 개의 대교 중 하나인 북쪽 다리를 건너간다. 다리를 건너는 우측 멀리로 또 다른 대교인 노도지마대교가 보인다.
노도지마섬으로 건너가는 다리
노도지마섬의 가장자리를 타고 한바퀴 도는 도로를 따르려고 했으나, 달리다 보니 어느새 섬의 한 가운데를 관통하는 도로를 따라 달리고 있다. 다른 도로와 만나는 길의 끝 즈음에는 노도지마 미치노에키(길의역)와 그 맞은 편에 글라스미술관이 서있고, 샛길을 따라 한참을 들어가자 오늘 캠핑장소로 정해놓은 '가족여행촌 WE'가 나타난다. 길 옆의 입구에서 관리동까지의 거리가 한참이나 이어지는, 관리가 잘되어 있는 제법 큰 규모의 휴양지이다.
다리를 건넌 후, 노도지마섬에서 그림자 셀카.
노도지마섬을 가로지르는 도로. 한참을 달려도 수풀의 녹지만 만나는 길이다.
이시가와현 노토 그라스미술관. 들러보고 싶은 곳이었으나 너무 늦게 도착했다.
도착해 보니, 관리실 문이 모두 잠겨있다. 안내문을 보니 접수가 5시까지로 되어 있다. 지금 시간은 5시 20분. 혹시나 싶어 문을 두드려 보지만 인기척이 없다. 포기하고 다른 곳을 찾아 보기로 한다. 노도지마의 동쪽 해안 끝을 향해 다시 달린다. 이정표를 보니 7km 앞에 캠핑장이 있다. 마을을 향하는 소롯길을 달리는 도중, 길 가운데에 뱀이 있다. 왠걸, 오늘은 뱀을 안보나 했다. 움찔 놀라며 빙둘러 부아앙 지난다. 모르고 밟으면 '바이크가 미끄러질까? 밟히는 순간 내 다리를 무는 건 아닐까?' 등의 잡다한 생각이 잠시 동안 지나간다.
조그마한 어촌마을을 지나 캠핑장에 도착해서 보니, 체험농원 겸 캠핑장이다. 잘 가꿔진 잔디와 송림이 깨끗한 해변의 사이트다. 이곳도 역시 관리실은 문이 잠겨있다. 퇴근하고 아무도 없다. 일단 그냥 무단으로 텐트를 설치하고 내일 아침에 관리자가 출근하면 사용료를 지불 할까 싶어 안내문을 주욱 살펴본다. 헉! 오토캠프사이트의 사용료가 4,000엔이다. 이정도면 싼 민박(민슈쿠)집 수준이다. 높은 비용에 감당 불가라 판단하고 지도상 북쪽에 있는 몇 킬로 미터 떨어진 캠핑장으로 다시 길을 돌린다.
4km미터 남았다는 이정표를 쫒아 다시 다른 캠핑장에 도착했다. 이곳도 역시 해변의 사이트다. 유료라는 안내판만 보이고 수풀이 무성하게 자라있다. 수풀에서 동물이라도 튀어나올 기세다. 화장실이며 시설도 폐쇄되어 있어 텐트를 치기에는 적절치 않다. 어디서 텐트를 칠까 곰곰이 생각을 하다가, 시노지마 대교를 건너오기 전 좌측으로 잠깐 보였던 나카지마 오토캠핑장 세움판을 향해 되돌아 가기로 한다.
그 사이 해가 졌다. 6시 30분. 슬슬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아직 8월 임에도 7시만 되면 어두워지고 있다. 여름인데도 낮이 생각보다 길지 않다. 15km정도를 거슬러 달리자 캠핑장이 나타난다. 지금껏 본 캠핑장 중에서 가장 시설과 관리가 으뜸인 곳이다. 그러나 이곳도 이미 관리사무실이며 입구 진입로가 모두 닫혀 있다. 마찬가지로 접수시간은 5시까지라 적혀있다. 게다가 이곳은 시설에 무인경비까지 가동되고 있다. 좌절. 지나오면서 보이던 공원에는 죄다 '캠프금지' 팻말이 꽂혀있었다. 지도를 살펴보니 근처에 캠핑장은 전혀 보이지도 않는다. 숙박 시설로는 가까이에 후쿠민슈쿠샤(国民宿舎) 노토오마키다이(能登小牧台)의 표시만 보이고 있다.
후쿠민슈쿠샤인 만큼, 숙박비가 비지니스 호텔을 넘어설 정도의 수준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이 참에 하루정도 더위에 시달리지 않고 편하게 쉬면서 블로그에 글도 좀 올리자 싶다. 노토오마키다이에서 하루 묵어가기로 한다. 이미 어두워진 7시 40분. 지도상으로는 가까운 거리인데, 어두워서 건물이 잘 보이지가 않는다. 마을길을 이리저리 지나오다가, 길 옆에 멈춰서서 뒤를 되돌아보니 높다란 언덕배기에 큰 건물이 불을 환히 밝히고 있다. 슬슬 되돌아 건물방향으로 다가간다. 맞다. 찾던 그 건물이다.
프론트에 들어서서 요금을 물으니, 조식과 입욕료 포함 6,800엔 이란다. 요금을 지불하고 체크인을 한다. 실망스럽게도 인터넷, wi-fi 모두 안 된단다. 더블룸을 혼자쓰게 됐다. 깨끗하고 잘 지어진 건물이다. 이전에 겪었던 건물들에 비하면 호텔같은 분위기다. 땀에 절은 몸을 간단히 씻고, 빨래를 코인세탁기에 넣어 돌려 놓은 후 일기를 쓴다. 역시 냉방기가 만들어내는 쾌적한 여름은... 훌륭하다. 간만에 '이보다 더 건방질수 없다'의 자세로 쇼파위에 길게 늘어져서 책도 넘겨보고, 텔레비젼 일기예보까지 챙겨본다. 빨래건조까지 끝내고 나니 9시 40분이다. 슬리퍼를 질질끌며 자정까지 열려있는 대욕탕으로 향한다.
편안하게 하루 묵은 후쿠민슈쿠샤(国民宿舎) 노토오마키다이(能登小牧台)
뜨끈 뜨끈한 욕탕에 들어가 몸을 편안히 뉘이고, 바다 쪽으로 향해 열려있는 노천탕도 들어가 본다. '크으... 좋을시고.' 감탄이 절로난다. 밤이라 노천탕 앞으로 펼쳐진 바다가 보이지는 않는다. 낮 동안 바다를 바라보며 온천을 즐기기엔 더할 나위 없는 곳이다. 사람없이 한적한 온천을 편안하게 즐기고 욕실로 올라온다.
TV를 켜보니 일본방송에서 한국의 삼계탕을 소개하고있다. 일본요리인이 한국을 찾아 여러가지 음식을 먹어보고, 응용한 요리를 만들어 보는 프로그램이다. 한 더위를 지나는 이때에 딱 맞는 우리 음식 아니던가! '어우... 저 뽀얀 국물이라니!.'
입은 쓸쓸하지만, 몸은 국민숙사의 호사스런 침대 위에서 편안히 쉬어가는 하루다.
* 이동거리 : 250km
* 숙박지 : 후쿠민슈쿠샤(国民宿舎) 노토오마키다이(能登小牧台)
- 1박(조식, 대욕장 입욕료 이용료포함) : 6,800엔
- 인터넷, Wi-fi 불가능
* 이동경로 : 노토반도 吉浦해안 -> 와지마시 -> 스즈시 -> 노토나카지마 -> 노토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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