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쿠터 일본가다] 32일차, 쿠시로습원에서 남쪽끝 에리모곶까지/북해도16日
여전히 춥다. 여기는 강 옆이라서인지 꽤 많이 춥다. 아침으로 컵라면(해먹는 것을 귀찮아 하는 성격탓에 주식이 되어버린 이 라면 때문에 조만간 내 신장이 안드로메다로 가버릴지도.)을 끓여먹고 출발 준비를 끝낸다. 매일아침 스쿠터를 걸레로 닦아내며 이곳저곳을 살핀다. 오늘도 육안상으로봐서는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한국에서 내 차는 죽어라고 안닦는데, 여기서는 그럴수가 없다. 구석구석 닦으면서, 차의 물리적인 이상유무 확인이 필수인데다 대한민국 대표선수(?) 스쿠터인데 더럽게 다녀서야 안되지 않겠는가. 어제 밤 이 캠핑장에서 다시 만난 할아버지께 인사라도 드리고 가려는데, 당췌 어디에 자리를 잡고 계신지 보이지 않는다. 짐을 꾸려 바이크에 시동을 걸고 캠핑장을 지나는 순간 비스듬히 앞쪽에 보이는 캠핑의자에 앉아서 손을 흔드는 사람이 보인다. 그 할아버지다. 친구분과 함께 캠핑카 앞에서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있다. 나도 손을 흔들고 이별을 고한다.
츠로이캠핑장
츠로이캠핑장은 쿠시로 습원 북서쪽에 위치한 무료캠핑장이다. 오토캠핑을 즐기는 다양한 모습들이 보인다.
캠핑장이 있는 조그마한 츠로이 마을을 빠져나가기 전, 신호대기에서 잠시 멈춰섰다. 등교하는 여고생들이 뒤쪽에서 걸어오며 스풋의 번호판을 보더니 "미국인인가봐"하며 쑥덕대더니 내 앞을 지나면서 헬멧안에 숨어있는 얼굴을 기어코 확인하며 지나간다. 저 못말리는 호기심이란... 말괄량이 아가씨들의 호기심이 긍적적으로 끊임없이 발달되기만을 바랄뿐이다. 가만 생각해보니, 내 영문번호판에 한글 "라"를 "LA"로 표기되어 있어서 오해를 불러 일으켰겠다 싶다.
남쪽으로 난 길을 달려 30km가량 달려간다. 쿠시로시 습원전망대에 도착했다. 8시 30분의 이른 시간이라 유료전망대의 문은 닫혀있다. 주차장도 물론 썰렁하다. 화장실 건물 앞에서 누군가가 치솔질을 하고 있고, 주차장에는 바이크가 한대 서있다. 먼저와 서있는 바이크 옆에 스풋을 대고 습원산책로를 따라 걷기위해 배낭에 필요한 물건들을 추스리는 사이, 이빨을 닦던 청년이 세워진 다른 바이크 앞으로 다가온다.
그가 먼저 인사를 한다. 어디서 왔냐는 말인듯 한데 말을 알아들을 수가 없다. 모르겠다는 시늉으로 귀에 손을 가져다 대니, 그 친구가 내 바이크 가까이로 온다. 스풋의 번호판을 가르키며 어느 쪽에서 왔느냐 묻는다. 한국에서 왔다고 이야기하니 놀라는 표정을 짓는다.
진짜 놀란걸까. 사실 놀랄것 까지야 있을까. 한국에서 올 수도 있는거지... 신기하다면 몰라도. 놀라는 표정과 몸짓을 짓는 이면에는 내 반응을 보고나서 관계를 이어가겠다는 의도가 숨어있는 것일게다. 2.5km정도 되는 습원전망대까지 함께 걷기로 한다. 숲이 우거진 목책로를 따라 걸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한다. 고베에서온 24세의 청년. 11월에 입사하는데 그 사이 2개월의 시간이 있어서 바이크로 여행중이란다. 내 나이를 듣더니 금새 "오니상(형님)"이라 부르며 성격좋게 이야기를 이어간다. 스고이를 연발하며 웃어대는 모습에는 아직도 장난기 가득한 소년의 모습이 남아있다.
쿠시로시전망대를 향하는 도로에서 얼핏 보이는 습원
쿠시로시습원전망대에 도착했다. 이른아침이라 주차장이 텅비어있다.
건물내부에도 유료전망대가 있다.
나보다 먼저와서 서있는 바이크. 짐 상태가 여지없이 장기여행자다.
바이크주차장에서 만난 청년과 함께 습원전망대를 향한다. 한바퀴 원을 그리며 걸어오는 2.5km의 코스.
그 가운데에 전망대가 있다.
습원식생이 가득한 길을 따라 전망대를 향해 걷는다.
습원전망대에 도착. 어제 거쳐온 두 곳의 전망대 만큼이나 광활한 습지가 탁트인 풍경으로 펼쳐져있다. 난간에 기대 선 우리 둘은 한참이나 멍하게 발 아래의 쿠시로습원을 바라보다가, 사바나같은 이미지라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한다. 일본땅에 이런곳이 다있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여기저기를 훑어보고나서 함께 사진을 찍으려고 하는사이, 여성 한 명이 나타났다. 오사카에서 온 여행자다. 고베청년이 금새 함께 사진을 찍어달라고 그녀에게 카메라를 내밀면서 "오네상(누나)"이라고 부른다. 가족사항을 물어봤더니, 예상대로 누나셋이 있는 집안의 막내다. 스스럼없는 기질이 여지없이 드러난다.
전망대에서 다시 이어지는 길을 따라 주차장으로 향한다. 총 30분가량 걸리는 길의 절반 즈음에 습원전망대가 위치해는 셈이다. 내리막길을 지나 흔들다리가 나타났다. 앞서가던 녀석이 되돌아서더니 정신없이 다리를 흔들어대며 장난을 친다. 어이없고 재미나서 한참 웃었다. 뒤통수를 슬쩍 한대 때려주고 돌려 세워서 남은 길을 다시 걸어간다.
계단이 있는 오르막을 한참이나 오른다. 땀을 뻘뻘 흘리며 되돌아온 습원전망센터 건물 앞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가방에든 음료를 나눠마시며 일정을 물어보니 훗가이도 내륙의 "오비히로시"로 향한단다. 11월부터 출근하게 될 직장이 경찰서라는 말을 한다. 그러니까 이친구 예비경찰인 셈이다. 궁금해서 124CC의 내 스쿠터는 일본국도에서 시속 몇 킬로미터로 달려야 하는지(일본은 이륜차 배기량에 따라 운행속도가 다르다)를 물어보자, 녀석의 대답이 가관이다. 팔을 쭈억 벌리더니, "무한대!"란다. 경찰 맞냐며 놀려댔더니 자기도 우스운지 깔깔거리며 웃는다. 주차장에서 서로의 달리는 길에 행운을 빌어주고, 반대방향의 도로를 향해 달린다.
쿠시로습원전망대
전망대 아래로 습원이 광활하게 펼쳐진다.
쿠시로습원
전망대 주변의 바닥에는 나무를 잘라 타일대신 깔아놓았다.
되돌아가는 산책로길의 구름다리에서 장난치는 고베청년. 이러다가 뒤통수 한대 맞았다.ㅎㅎ
오르막을 걸어올라 주차장으로 향한다. 제법 힘들다.
한 바퀴 돌아 습원전망대건물로 되돌아왔다. 땀도 식히고, 숨도 돌리며 쉬었다 간다.
마지막까지 유쾌한 모습을 보여준 고베청년. 직접한 도색이라 거칠고 낡은 느낌이 팍팍 풍긴다. 약간의 빈티지풍(?)
길을 즐기는 인생과 앞날에 건투를 빈다.
나는 예정대로 훗카이도 남쪽으로 뾰족히 튀어나온 에리카 곶을 향해 남하한다. 어제 캠핑장에서 만난 할아버지 말에 의하면 일본가수의 유명한 노래대로 "아무것도 없는 에리카미사키(곶)"라며 가봐야 별것 없단다. 그러나 나는 일본의 해안길을 달리면서 곶(미사키) 중독이 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곶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지형치고 실망해 본적이 드물었다. 그래서 나는 그 아무것도 없다는 에리카곶으로 향한다.
쿠시로시를 빠져나와 38번 국도를 따라 해안선을 이어달린다. 해안 가까운 구릉지대의 목장 초지가 따라 달리는 길 옆으로 이어진다. 다시 336번 국도로 바꾸어 타고 남하하는 도중, 유도누마호수를 가르키는 이정표가 보인다. 바다 가까운 곳에 있는 전망대에는 경치가 좋다는 별표시가 지도에 붙어 있는 곳이라, 잠시 바다와 이어진 호수를 따라 들어간다. 시원스럽게 뻗어있는 길의 끝에서 다시 되돌아나와 호수와 해변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에 올라본다.
쿠시로시를 벗어나 이어지는38번 국도
38번 국도에서 336번 국도로 넘어와 얼마지나지 않자, 바닷가 쪽으로 유도누마호수가 나타났다.
국도에서 빠져나와 바다를 향해 난 호수를 따라 달려본다.
사주위에 형성된 초지로 끝날것 같지 않은 길이 뻗어있다.
길끝에는 길끝이라 적힌 표지판이 서있다.
끝나는 길이라 거의 차량 통행이 없다. 한가한 도로의 갓길에는 들꽃들이 소담스레 피어있다.
길끝, 아스팔트 바닥에 잠시 쭈그려 앉아 쉬어간다.
까마귀들도 함께 눈길 표시 기둥 위에 앉아 쉬고 있다. 바다 앞에서 끊기는 이 길은 마치 새들을 위한 길 같다.
길 끝에서 샅샅이 뒤져보면, 까마귀의 궁전이 환영처럼 가물거리며 서있을지도 모를일.
유도누마호수 인근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배기 전망대를 오른다.
전망대에 서자 바다와 호수, 그사이의 사주지형이 한눈에 들어온다.
석호의 끝은 바다를 향해 열려있다.
길이 끝나던 그 도로가 한눈에 보인다.
모래해변에 줄지어 서있는 차량들은 모두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
호숫가에서 어패류를 잡는 사람도 보인다.
전망대에서 내려오는 길에 산딸기가 보인다. 입안에 쏙 집어 넣어보니 상큼 달달한것이 우리나라의 그것과 별다르지 않다.
해변으로 걸어나와 보니, 낚시삼매경인 사람들이 해변을 따라 길게 듬성듬성 자리를 잡고 있다.
다시 336번 국도로 되돌아와서 남하한다. 내륙을 잠시 통과하던 도로가 히로쵸의 포구마을을 지나면서부터 바다와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며 이어진다. 평지를 이어달리는 왼쪽으로는 방풍림과 해안선이있고 농경지 너머의 오른쪽으로는 둥그스름 부드러운 구릉산지가 둘러싸고 있다.
하쿠인하마 해변 초목복원지 가운데에 세워진 전망탑이 도로옆으로 높다랗게 보인다. 잠시 바이크를 세우고 올라갔다가 다시 에리모곶으로 향한다. 에리모곶의 주차장에 도착하고 보니 오후 5시다. 초속 25m로 부는 바람을 체험 할 수 있는 바람의 집이 있는 곳(에리모곶은 1년 중 300일 이상 강풍이 불어대는 곳이다)이지만, 입장을 생략하고 등대 너머로 이어지는 곶을 향해 걸어간다. 이 에리모곶은 훗카이도의 등줄기라 불리는 히다카 산맥의 최남단에 위치한 곳으로, 곶 끝으로 60m높이의 절벽이 이어진다. 히다카산맥은 에리모곶에서부터150킬로미터에 걸쳐 홋카이도 중앙부까지 뻗어있는 연봉으로 1,500에서 2,000미터급의 산들이 즐비하다.
하얀등대를 지나, 절벽 위로 이어진 산책로를 따라 곶 끝으로 향한다. 해가 뉘엇뉘엇지고 있어 그윽한 분위기가 에리모곶을 둘러싸고 있다. 하늘이 맑은 탓에 지는 해가 선명하고 동그랗게 수평선으로 내려앉고 있다. 서쪽 해안선을 따라 아름답게 지는 해를 보기 위해 주차장에서 가까운 곳에 사람들이 늘어서있다. 나도 느긋이 산책로 난간에 기대어 지는 해를 구경한다. 머리위로 바람같이 제비가 날아다니고, 아름답게 노을이 물들어가며, 선명한 해가 수평선아래로 사라져가고 있다. 바닷길을 따라 달리면서 만나게 되는 오후 늦은 시간, 지구가 내게 주는 선물이다.
에리모곶을 향하는 336번 해안도로
에리모곶을 향하는 336번 해안도로
에리모곶을 향하는 336번 해안도로(뒤돌아본 도로)
에리모곶을 향하는 336번 해안도로
바람이 많이 불지 않는 날씨지만, 파도는 거세다.
도로변의 방파벽 너머로 파도가 튀어올라와 해무가 끼이는것 같다.
에리모곶을 향하는 336번 해안도로
에리모곶을 향하는 30km구간은 바다와 가까우면서 유려한 해안선이 이어진다.
하쿠닌하마 인근의 도로
하쿠닌하마 인근의 도로. 멀리 튀어나온 곶이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에리모곶.
해안도로 우측으로는 구릉산지와 목초지가 독특한 모습으로 이어진다.
하쿠닌하마 인근 해안도로
하쿠닌하마 전망대.
해안초지 가운데 서있는 전망탑이라 꼭대기에 올라서면 바다와 초지가 드넓게 펼쳐진다.
하쿠닌하마 전망대에서의 전경
하쿠닌하마 가까이에 조그마한 관음당이 서있다.
무탈한 여행이되기를 잠시 빌어본다.
에리모곶을 얼마남겨두지 않은 곳에서 거리 표시판이 독특하게 세워져있다.
2km간격으로 거리를 알려주며 서있는 표지판에는 이 지역에 만날수 있는 다양한 생물들의 모습이 담겨져 있다.
에리모곶 앞의 암초에는 잔점박이물범 400여마리가 서식하고 있다.
오후 5시. 해가 뉘엇뉘엇 넘어가는 시간에 에리모곶에 도착했다.
초속25미터의 바람을 체험 할 수 있는 바람의 집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보이지만, 흥미가 없으므로 지나쳐 간다.
에리모곶을 대표하는 하얀등대를 지나 곶끝을 향해 걷는다.
곶의 가장 높은 지점에서 다시 바다를 향해 이어진다.
60미터 높이의 절벽지형이 바다로 뻗어있다.
에리모곶의 끝을 향해 다시 걸어내려간다.
곶 끝까지는 내리막길이라 걷기는 편하다. 단 되돌아 올때는...
에리모곶 선단부의 암초들. 2km정도는 육안으로 수면위로 튀어나온 암초들이 보이고 해면 아래로 5~6km정도 더 이어져있다고 한다.
잔점박이 물범의 서식지이다.
해가 지는 시간 특유의 부드럽고 깊은 색감이 바다와 하늘이 만나는 지점에서 생겨나고 있다.
곶 끝에서 되돌아본 에리모곶.
곶 위로 제비가 떼를 지어 빼곡히 날고 있다.
다행히 땅 가까이로 날지는 않으니 비가 오지는 않을 모양이다.
북쪽의 해안선. 저 해안을 따라 달려왔다.
주차장 서쪽으로 선명한 해가 동그란 형태를 유지하며 일몰을 만들어 내고 있다.
놓칠수 없는 에리모곶의 아름다운 일몰의 모습.
인근에 있던 사람들이 전부 일몰을 보기위해 서쪽해안으로 몰려든다.
제비는 무게가 사라진듯 머리위를 바람처럼 날아다니고, 노을은 아름답고 은근한 빛을 모아 담으며 하늘과 바다사이에 빛의 공간을 만들어 내고 있다.
언제부턴가, 하룻동안 달려온 길의 마무리를 노을과 함께 하고 있다.
호사스럽고 감동적인 하루의 마무리다.
이윽고 수평선 아래로 내려가는 해.
해안도로를 조금 되돌아 달려서 인근에 있는 하쿠닌하마 캠핑장으로 향한다. 캠핑장에 도착. 캠핑장의 잘 가꿔진 초지에는 큰나무들이 듬성듬성 서있어서 그늘을 만들어주고있는 정갈하고 깨끗한 캠핑장이다. 단체로 모임나온 할리데이비슨 바이크가 6대 줄지어 주차장에 서있고, 가까운 풀밭에서 와글와글 떠들어대는 바이크 오너들이 캠핑준비를 하고있다. 관리사무소에서 접수를 하고 텐트를 치고 있는사이 노란바이크 한대가 나타났다. 차에서 짐을 풀어 내리는 내게 노란바이크의 오너가 "혹시... 일본인 아니죠?"하며 묻는다. 잠시 서서 이야기 하다가, 텐트치고 짐을 풀어놓은 다음 다시 이야기를 나누기로 한다.
된장국과 간단한 반찬에 즉석밥을 곁들여 저녘을 느긋하게 먹고 있는 도중, 노란바이크의 오너가 내 텐트로 오더니 술마실줄 아느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대답을 했더니, 밥 다먹으면 그의 텐트로 오란다. 저녘을 먹은 후, 찾아갔더니 캠핑도구를 좌악 늘어뜨려 놓고 있다. 물끓이는 캠핑도구인 젯트보일과 휴대용 숯불화로에 가스램프, 아이스박스까지 없는게 없다. 적당히 자리잡고 앉자 잔에 따른 양주에 뎁힌물을 타서(일본인들은 오차(녹차)나 오유(뎁힌물)를 사케류의 술에 타서 먹는다) 내 앞에 내민다.
"일본인 아니죠?"로 시작된 이야기가 새벽1시를 넘어서까지 이어진다. 보통 9시만 되면 텐트안에서 곯아떨어지는 내 패턴을 생각해볼때 많이 오바된 분위기임은 분명하다. 그는 도쿄 바로 아래에 위치한 요코하마에 살고 있는 45세의 코바야시 카츠시상. 25년간 포르쉐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회사를 그만두고, 훗카이도로 달려와 장기 여행중이란다. 그의 바이크는 900CC배기량의 야마하 TDM900(일본과 유럽에서만 판매)으로 48,000km를 달린상태다. 훗카이도에서만 4,000km를 달렸다고 한다. 그가 내민 디카 화면에는 아직까지 훗카이도에서 보지못한 풍경들이 가득 들어차있다. 깔깔거리며 웃다가 숨이 넘어갈 만큼 우스운 사진부터 일몰과 골목길의 풍경까지 많이도 담겨져 있다. 소담한 들꽃의 사진까지도 들어있다.
바이크여행, 훗카이도 여행이라는 공감대가 만들어낸 이야기는 새벽이 깊어가는 줄도 모르고 한참이나 이어진다. 물론 영어와 일본어를 섞어가며 서투른 말로 나누는 대화라 완벽하게 전달되지야 않겠지만, 그보다 큰 언어인 여행의 공감이 생겨나 있으므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혼슈의 동쪽해안을 거쳐 도쿄를 지날때 즈음이면 자신의 집에 들리라며 연락처를 적어준다. 그때 즈음이면 바이크 타이어도 교체해야 할 것이니, 잊지말고 꼭 연락을 하란다. 더없이 고마운 말이다.
새벽으로 넘어온 캠핑장은 사방이 차갑다. 낮 동안 머리가 지끈지끈 아픈것이 감기기운이 좀 있는듯 하다. 텐트로 되돌아와 아스피린을 한 알 씹어먹고 자리에 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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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행거리 : 240km
* 숙박지 : 하쿠닌하마(百人浜) 오토캠핑장(http://outdoor8.fc2web.com/canpjyou/100nin.htm)
- 1박 : 300엔
- 코인샤워, 코인세탁기, 취사장, 방갈로
* 주유 : 1회(716엔)
* 주행경로 : 쿠시로시습원전망대 → 유도누마호수 → 에리모곶 → 하쿠닌하마 오토캠핑장
큰 지도에서 스쿠터일본일주-32일차 경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