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쿠터 일본가다] 28일차-1,북해도의 비경 시레토코반도/북해도12日
첨부사진이 많아서 "28일차-1", "28일차-2"로 나뉘어집니다.
텐트입구가 바라보는 호수 쪽이 동쪽인가 보다. 텐트에 빛이 들며 환해 진다. 아웃텐트가 노란색이라 해가 직접 와닿으면 금방 알아차린다. 어제 사놓은 빵과 쥬스를 먹는다. 쥬스가 너무 시어서 속이 쓰릴 정도다. 짐을 챙긴다. 밤낮의 온도차가 커서인지 아웃텐트의 안쪽면에 물기가 가득 맺혀있다. 걸레로 전부 닦아내고 잠시 말린다.
8시다. 슬슬 출발한다. 이바시리시내를 통과해 바닷가 해안도로로 향한다. 겨울에 유빙을 구경 할 수있는 유람선이 출발하는 아바시리 항을 지나자, 바다 건너편으로 시레토코 반도가 희미하게 보인다. 오늘 가야할 최종목적지이다. 조그마한 역을 지나고, 해안도로를 한참이나 달린다.
캠핑장 아침 풍경. 바이크 여행자들도 제법 많이 보인다.
훗카이도는 이런 여행자들로 가득 차있는 것만 같다. 여행자들의 섬. 여행자들의 자연. 뭐 이런 이미지다.
이바시리 항. 아바시리의 대표적인 관광자원인 겨울의 유빙을 볼 수 있는 관광선이 출발하는 곳이다.
이바시리 항 인근의 해안도로. 만 건너편으로 시레토코 반도의 산줄기가 어렴풋이 보인다.
오늘의 최종목적지이다.
달리는 도중 무인역인 기타하마역이 나온다. 소박한 느낌의 조그마한 역사가 마음에 들어 잠시 들어가 본다.
사람이 없는 역사내에는 많은 메모지와 스티커, 명함들이 가득 벽면을 채우고 있다. 자신의 사진을 붙여놓은 것도 간간이 보인다.
'화장실'이라 써붙인 한글이 눈에 띄인다. 건물의 좌측에는 테이샤죠(停車場)라는 조그만 음식점이 있으나 오픈 전인 상태다.
한두명이 써붙인 메모들에 관성이 붙어서 벽지마냥 도배가 된 것일 테지만, 존재 스스로를 드러내기 위해 선택된 이 공간자체가 내게는 흥미롭다.
기타하마 건물의 좌측에 위치한 전망대에 올라서자, 철길을 따라 인근 해안이 시원스럽게 내려다 보인다.
역에서 해변까지의 거리가 20m로 오호츠크해에 가장 가까운 역이다.
목조건물로 된 기타하마역. 무인역으로 겨울 유빙관광시즌에만 류효 노롯코(流氷ノロッコ)열차가 멈추는 간이역이다.
류효 노롯코(流氷ノロッコ)열차는 JR 아바시리역(網走駅)과 JR 시레토코샤리역(知床斜里駅) 사이를 운행하는 겨울의 관광 열차이다.
30km/h의 속도로 천천히 운행되는 기차로, 겨울철 이 인근의 유빙들을 관찰하기에 최적이라 한다.
여름인 지금은 파아란 하늘과 짙푸른 바다의 색이 빛을 발하고 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고시미즈원생화원(小清水原生花園)에 멈춰서서 잠시 산책로를 걸어본다. 바닷쪽의 원생화원은 폭이 좁은 지역이라 얼마 걷지 않자 넓은 바다와 만난다. 바닷바람이 불어오고, 초록의 수풀길을 걷는 운치있는 산책 길이다. 다시 바이크를 타고 들어선 길 옆으로 당근을 맛나게 먹고있는 말들이 가까이에서 보이기도 한다. 시레토코반도에 들어선 해안도로 가까이에 오신코신폭포가 있다. 폭포 앞까지 가는 길과 폭포 위 전망대로 향하는 길이 낙석때문에 폐쇄되어있다. 안타깝지만 아랫쪽에서 보이는 폭포의 일부분 바깥에서만 구경을 한다. 폭포를 보니, 급한 산비탈면을 타고 가파르게 흘러내리고 있는 독특한 모양이다. 다시 해안선을 지나 시로토코 자연센타에 도착했다. 여기서 부터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된 시레토코국립공원이 시작된다.
고시미즈원생화원의 바닷가쪽 입구. 이곳도 북해도 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국도 244호선을 따라 오호츠크해와 도호츠코(濤沸湖) 사이에 약 8km의 가늘고 긴 사구가 바로 이곳인 고시미즈원생화원(小清水原生花園)이다.
아담한 유인역인 겐세이카엔역이 원생화원 입구에 위치하고 있다. 관광팜플랫등이 역사 앞에 놓여있다.
조그마한 역사건물에 두명이나 근무하고 있다. 원생화원에 꽃이 피어 있는 시기인 매년 5월1일부터 10월 31일까지 관광객을 위해 임시 정차하는 곳이다.
이바라시쪽 방향에서 부터 원생화원 옆을 지나며 길게 이어져 온 철길
고시미즈원생화원
고시미즈원생화원. 철길과 도로 양옆으로 초지와 습지가 넓게 이어지는 곳이다.
이곳은 6월중순에서 7월중순이 가장 아름다운때로 각앵의 야생화가 뒤덮은 원생화원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각양의 들꽃들이 피어있는 시기, 열차를 타고 이 곳을 지나간다면 어떤 기분일까. 생각만으로도 궁금해진다.
원생화원이 넓게 내려다 보이는 산책로의 정상부근을 지나, 바닷가쪽의 길을 따라 걸어본다.
근사한 산책로가 바다 바로 곁을 따르면서 잠시 이어진다.
걸을수록 기분이 좋아지는 산책로이다.
시미즈 원생화원 산책로 끝은 모래해안과 만난다.
산책로 끝지점의 모래해안. 별것 없는 모래 해안이지만, 원생화원의 초지들과 맞닿아있어서 해안마저 근사해보인다.
모래언덕 가운데에 물펌프가 놓여있다. 직접 가동되는 것을 보는건 오래간만이라 힘을 주어 펌프질을 해본다.
시원스레 물이 나온다. 졸졸졸 흐르는 물에 세수를 하니, 시원하다. 음용금지라 붙어있다.
20여분이 걸리는 그다지 길지 않은 시미즈 원생화원 산책로. 아름다운 걷기 길이 더위에도 불구하고 기분을 더없이 상쾌하게 만들어 준다.
바람을 가르며 도로를 달리다가, 지겨울때즘 되면 한번씩 이런 길을 걷는다.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여정이다.
도로건너편 늪지 쪽의조류관찰소. 지붕에도 풀을심어 위장막으로 삼았다.
조류관찰소를 조금 지나자, 이런 장면도 보인다. 한 트럭이나 되는 당근을 원생화원 인근에서 방목하는 말들의 사료로 부어 놓았다.
팔만 닿았으면 당근을 좀 집어오는 건데 아깝다. 당근 맛본지 한 달은 넘은듯 하다.
고양이도 아닌 말이, 구르기를 하고있다. 어째 옆에서 쳐다보는 망아지의 눈길이 더 어른스럽다.
물론 나는 아무짓도 하지 않았다. 홍당무 밥상 앞에서 혼자 저러고 있다.
겐세이카이엔역 바로 다음역이 하마코시미즈역이다. 하마코시미즈역 인근의 언덕에는 피라밋모양으로 만들어진 후레또이전망대가 있다.
2층으로 올라가면 창밖으로 나가서 사방을 조망할수 있다.
이집트의 피라밋이 다른 문명권에는 확실히 충격적이었나보다. 뜬금없이 건축구조물에서 한번씩 나타난다.
심지어 우리동네 근처의 찜질방도 피라밋이다.
후레또이 전망대의 조망. 해안에서 일렬로 낚시대를 세워놓은 모습과 바다 건너편의 시레토코반도의 산줄기가 희미하게 보인다.
후레또이 전망대의 조망. 원생화원의 초지를 경계로 왼쪽의 도후츠호수와 오른쪽의 오츠크해가 나뉘어져 있다.
조금전에 들렀던 겐세이카이엔역은 보이지도 않는다.
후레또이 전망대의 조망. 시레토코 반도쪽으로 주욱 이어진 해안선과 철길이 한눈에 들어온다.
우측의 철길바로옆에 건물이 모여있는 곳이 바로 하마코시미즈역이다. 바로 아랫쪽의 캠핑장은 폐업상태다.
출입금지 줄이 쳐진 캠핑장 입구에는 낚시꾼의 것으로 보이는 텐트가 떡하니 자리잡고 설치되어 있었다.
시레토코 반도에 도착하기 전, 평원지역인 시레토코샤리 마을을 지나는 길옆에는 차량들이 득실득실하다.
때를 만난 물고기가 있는 모양인지, 낚시꾼들이 해안수문의 양쪽에 빼곡히 모여있다.
9월의 회귀하는 연어를 잡기위한 것으로 보인다.
시레토코반도 직전의 평야지역. 대부분은 농작물이 광활하게 재배되고 있다.
중간중간 방풍림으로 심어진 나무들이 병풍처럼 농토를 나누어 둘러싸고 있는 모습이다.
시레토코반도를 향하는 길인 샤리국도변.
국도변 옆에 재배되는 감자. 이 정도의 넓이에서 재배되는 양이면, 일본 전부를 먹여살리고도 남겠다.
훗카이도는 메이지유신(1868) 이후로 구미의 근대적인 농업방식을 받아들여 현재는 일본의 식량기지로 불리울 정도로 많은 농산물을 생산하고 있는 곳이다.
어떤 영역에서건 도입과 지킴 어느 한쪽만을 고수할 것이 아니라, 도입과 고수를 반복하며 살아온 인류의 자연스러운 흐름처럼 모든 것들은 병행되어야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것일테다.
■ 훗카이도의 농업
농업사
- 홋카이도에서는 예부터 소수민족 아이누에 의한 사슴이나 연어, 열매 등의 수렵 채취가 행해짐. 거의 산림뿐이던 홋카이도가 본격적으로 개척되어 농업이 번성하게 된 것은 메이지유신 다음 해인 1869년에 개척사가 설치된 이후임.
- 홋카이도와 기상 조건이 비슷한 구미로부터 농업인 전문가를 부르도록 방침을 정함. 대표적으로 미국 농무장관이었으며 개척사의 고문으로 임명되어 1871년에 방문한 호레스 케프런이 있으며, 1876년에는 미국의 매사추세츠 농과대학 학장 이었던 윌리엄 클라크가 삿포로농학교의 교감으로서 초빙되었음.
- 이러한 전문가의 영향으로 밭농사과 낙농을 중심으로 한 근대농업이 미국, 유럽으로부터 도입되어 홋카이도 농업의 기초가 형성되었고, 현재 일본의 중요한 식량기지가 됨.
농업특성
- 홋카이도 농업의 발전은 밭농사와 낙농을 기반으로 하고 있음. 차가운 기후 때문에 재배가 불가능하다고 생각된 수도도 품종개량 등을 통하여 재배가 가능해짐.
- 밀, 대두, 팥, 강낭콩, 감자, 사탕무, 메밀, 양파, 당근, 호박, 스위트 콘, 무, 우유, 쇠고기, 경종마 등이 주요 생산물임.
- 농업생산액는 1조엔을 넘어 일본 농업생산액의 약 12%를 차지하고 있음. 2003 년의 농가 1호당 농지 면적이 17.2ha로 다른 현 평균인 1.2ha에 비해 14.3배에 달함. 농가호수는 제2차 대전 후 해를 거듭할수록 감소하고 있어 1960년에는 233,634호였지만 2003년에는 66,690호(28.5%)로 줄었음.
(출처 : 농촌경제연구원 보고자료 중)
시레토코 반도 해안도로를 만나 바닷길이 이어진다.
연어가 올라오는 철이라서인지, 하천 하구에 사람들이 듬성듬성 몰려있다.
샤리에서 우토로를 향하는 해안도로 도로바로 옆에는 오신코신폭포가 있다.
낙석으로 인해 폭포전망대 쪽의 공사가 있어서 가까이 가볼수 없다.
오신코신은 아이누어로 '많은 훗카이도 가문비나무가 자라는 곳'이라는 뜻이다.
오신코신 폭포(オシンコシンの瀧). 바위산의 경사면을 따라 흘러내리는 독특한 폭포이다.
이 폭포는 일본 100대폭포의 하나이고, 시레토코 8경에 속하기도 한다.
공사차량이 얼핏 보이는 길을 따라 올라가는 곳에 있는 전망대의 풍경이 유명한 곳이다.
멀리서만 보고 지나는 것이 안타깝다.
■ 시레토코 8경?
1. 오신코신폭포(オシンコシンの滝)
2. 오론코바위(オロンコ岩)
3. 유히다이(夕陽台)
4. 푸유니미사키(プユニ岬)
5. 후레뻬폭포(フレペの滝)
6. 시레토코고개(知床峠)
7. 시레토코오호(知床五湖)
8. 카무이왓카폭포(カムイワッカの滝)
■ 시레토코 8경 사진보기
도로변의 독특한 해안풍경
길 앞으로 거북이를 닮은 바위산도 나타난다.
시레토코 8경의 하나인 푸유니미사키를 지나자, 시레토코반도 유람선이 출발하는 우토로항이 내려다 보인다.
우토로항에서 시레토코반도의 끝자락인 시레토코사키까지 운항을 하는 유람선의 운임이 8,000엔으로 굉장히 비싸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시레토코반도는 중간지점인 카무이왓카 폭포까지만 도로가 나있어, 끝까지 갈 수가 없다.
유람선으로 지나가며 둘러보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여기서 보이는 우토로항의 포구와 이어진 바위산들의 풍경이 독특하다.
항구 끝머리의 세개의 바위산중 둥그스름한 가운데의 바위는 높이 60m의 오론코 바위이다.
길게 이어지는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바위산 전상에서 내려다 보이는 풍경이 훌륭하다. 시레토코 8경의 하나이다.
오르막길을 오르는 사이 시레토코국립공원의 영역이 시작되었다. 시레토코는 아이누어로 "땅이 끝나는 곳"이라는 뜻이다.
이곳과 더없이 잘 어울리는 이름이다.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곳이 과연 어떨지 기대가 된다.
■ 시레토코 국립공원(知床国立公園)?
2005년 7월 17일 시레토코는 세계 유산으로 등록되었다. 시레토코의 세계 자연 유산 지역은 오호츠크해에 접한 시레토코 반도와 그 연안 해역이 등록 대상이 되어 있으며, 면적은 총 약7만 헥타르에 이른다. 일본 내에서는 야쿠시마(카고시마현), 시라카미산지(아오모리 • 아키타현)에 이어 3번째 세계자연유산 등록이다. 시레토코는 유빙이 접안하는 세계 최남단의 땅으로, 유빙이 가져다주는 플랑크톤에 의해 풍부한 바다 생태계와 원생적인 육지 생태계의 특징이 남아 있어, 불곰이 높은 밀도로 서식하며 국제적 희소 종인 올빼미, 큰 독수리, 수리과 흰꼬리수리의 번식지로 높이 평가되어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었다. 사람의 손길이 거의 미치지 않는 원시림에 덮여 있어 육상에는 희소종 이외에도 에조사슴, 북극여우, 큰 곰, 들새가 서식하고 해상에는 바다표범, 범고래, 향유고래등이 번식또는 먹이를 위해 찾아온다. 강에는 곰의 먹이가 되는 연어가 거슬러 올라오기도 한다.
홋카이도 동부에 위치한 시레토코 반도의 중앙부에서 시레토코 곶까지가 시레토코 공원의 관리 구역이다. 주변 해역은 오호츠크 해와 네무로 해협으로 반도를 둘러싸고 있다. 반도 중앙부에는 1,000m급 이상의 산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들 산은 화산으로 주변에 많은 온천이 있다. 또, 주변 산간은 침엽수림과 활엽수림으로 된 원시림이 있고, 산 정상부근에는 고산식물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반도의 동쪽에는 라우스 호가 있고, 서쪽에는 시레토코 5호, 가무이왓카 폭포, 오신코신 폭포가 있다. 특히 가무이왓카 폭포는 폭포 자체가 천연온천이다. 일본에서 가장 아름답고 훼손되지 않은 국립공원들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 탓에 시레토코반도는 일본의 마지막 비경이라 불리고 있다. 반도의 약 3/4 이상은 길이 없고, 북쪽 끝만 배로 관광하거나 며칠 간 트래킹 투어를 통해 둘러볼 수 있게 되어있다.
1월부터 3월에 걸쳐 주변의 해안에서 유빙을 볼 수 있다.
(출처: 위키피디아, 엔사이버)
■ 시레토코국립공원 가는 법 : 홈페이지 참조(링크)
■ 시레토코 국립공원 공식사이트 : http://www.env.go.jp/park/shiretoko/
■ 시레토코 오호 안내도 : http://dc.shiretoko-whc.com/data/management/rules/shiretoko_rule_goko.pdf
■ 시레토코연봉 등산안내 : http://dc.shiretoko-whc.com/data/management/rules/shiretoko_rule_renzan.pdf
오르막을 오르자 마자, 사슴 한마리가 도로 옆으로 나타났다.
동물원에서 탈출했나 싶을 정도로 선명한 무늬를 가진 꽃사슴이, 도로변에서 풀을 뜯고 있다.
센터 건물 뒷편으로 이어지는 산책로를 따라 후레뻬 폭포까지 걸어간다. 20여분을 걷자 낭떠러지의 거대한 절벽 틈사이에 폭포가 나타났다. 가이드북에서 본 사진보다 절벽의 크기가 훨씬 거대하다. 육지로 부터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전혀 이어지지 않음에도, 토양의 층사이로 스며든 물이 바다를 향해 떨어지고 있는 묘한 광경이다. 더이상 들어지 못하게 막아놓은 목책을 타고 넘어가, 폭포를 사진에 담아본다. 정면에서 보이는 폭포는 더욱 신기한 모습이다.
다시 바이크를 세워둔 자연센터로 되돌아 간다. 숲길과 초원길을 지나는 적당한 거리의 걷기 좋은 길이다. 센터 건물로 되돌아오니, 사슴 몇 마리가 센터 주변의 가꿔 놓은 잔디를 뜯어먹고 있다. 신기하다. 가까이 가도 신경쓰지 않고 풀만 뜯고있다. 이 건물은 잔디 깍을 필요가 없어서 좋겠다. 왠지 상품으로 출시해도 좋겠다. "여보, 고향의 부모님 댁에 사슴 한마리 들여야겠는걸!" 뭐 이런 광고 문구로 말이다.
시레토코 자연센터 내부. 시레토코반도의 식생 사진과 안내문 사이로, 곰가죽이 덜컥 걸려있다.
자연센터 뒷편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유명한 후레뻬 폭포를 향한다.
비포장의 트레일코스를 따라 30여분 정도 오가는 길이다.
숲을 통과하자, 나지막한 고원성 초지가 펼쳐진다.
후레뻬 폭포 바로 뒷편에 도착했다. 우측 절벽 위에는 하얀 우토로 등대가 서있다.
움푹패인 절벽 지형안쪽으로 뜬금없이 물이 흘러내리는 폭포가 보인다.
움푹패인 절벽의 왼쪽에는 이렇게 폭포를 즐길수 있는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전망대에서 폭포의 비스듬한 모습만 보일뿐이다.
전망대 바로 아래에 쳐져있는 울타리를 넘어서 폭포가 잘보이는 절벽의 끝쪽으로 향한다.
보기만해도 아슬아슬한 지형이다.
전망대앞을 가로막은 울타리를 넘어오자 후레뻬폭포가 비교적 잘보인다.
아이누어로 명명되는 지명들은 발음이 어렵기는 하지만, 입으로 읊조리기에는 재미난 단어들이다.
이런 발음들을 쓴, 아이누인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무척이나 궁금해진다.
후레뻬는 아이누어로 빨간물을 의미한단다. 철분이 함유된 물이 떨어지는 것이 이름의 유래이나 실제의 물이 빨갛게 보이지는 않는다.
이 폭포는 '처녀의 눈물'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리고 있다. 후레페 폭포는 하천이 없는 절벽에서 솟아 나오는 지하수가 낙수로 떨어지고 있다.
흙으로 쌓인 표층을 흘러 모인 지하수가 딱딱한 바위 암반에서 모이면서 땅 속으로 흘러 이 절벽에서 폭포가 되어 바다에 떨어지고 있다.
직접 눈 앞에서 보고 있으려니, 묘하면서도 감동적인 풍경이다.
후레뻬폭포의 절벽아랫부분의 지형이 궁금스럽기는 하지만, 더 앞으로 나가기에는 무서운 지형이다.
폭포를 사진에 담기위해 전망대건물을 지나, 절벽끝까지 갔었던 지형이 반대쪽에서 한 눈에 들어온다.
여름을 지나, 가을로 접어드는 훗카이도의 초지는 일찍 누렇게 변해버버렸다.
후레뻬폭포 트레일코스를 되돌아나오는 길에, 방문객 카운터가 보인다. 태양전지를 이용한 무인 센서가 작동되고 있다.
자연센터로 되돌아오자, 건물근처에 사슴들이 보인다. 사람이 지나가도 신경쓰지도 않고 잔디만 뜯고 있다.
기특하다고 해야할지, 신기하다고 해야할지... 일종의 친환경 제초기가 되겠다.
정원 넓은 집들, 공동구매 추진을 권유하는 바이다.
다시 도로로 나와 시레토코오호(고코)를 향한다. 본격적인 시레토코의 길이 시작된다. 고요하며, 정갈하고 독특한 풍경의 자연이다. 앞서가던 관광버스가 갑자기 비상등을 켜고는 멈춰섰다. 왼쪽 숲으로 사슴 두마리가 후다닥 뛰어간다. 사슴이 사라지고 나서도 멈춰있는 버스를 추월해서 길을 달린다. 모퉁이 돌아가는 지점에는 순록의 뿔처럼 근사한 뿔을 머리에 이고 있는 숫사슴이 풀을 뜯고 있다. 유스호스텔 인근에도 여러마리의 사슴들이 풀을 뜯고 있다. 길에서 사슴을 만나기는 생전 처음인 나는 이 신기한 광경들 탓에 100미터도 못가고 멈추기를 수없이 반복하고 있다.(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시레토코고코(시레토코 오호, 시레토코의 다섯 호수)를 향하는 길은 고원지대의 길 같은 느낌이 든다. 1,500m이상의 높이를 가진 연봉이 시레토코 반도의 가운데에 쏫으며 길 우측편으로 주욱 보여지고, 고요한 수목림이 지나간다. 물론 간간이 얼굴 삐죽이 내민 사슴은 수도없이 보인다. 시레토코고코의 주차장에 들어서자, 관리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백엔이라며 손을 내민다. 부랴부랴 호주머니를 뒤져서 100엔을 건네고 전용주차장에 바이크를 세운다. 바이크 주차장에는 이미 먼저 세워진 한 대의 바이크가 있다.
이리저리 휘어지는 시레토코반도의 조용한 길을 달린다.
어쩐지 국립공원 표지판을 지나온 이후부터, 공기가 달라진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한쪽으로 흘러내리는 하천이 길아래로 보인다. 하천의 물은 색이 좀 독특하다.
가까이서 보면, 푸르스름한 온천수 같은 빛을 띤다.
시레토코 국립공원내에 위치한 시레토코 이와오베츠 유스호스텔. 주변으로는 인가도 없고, 오직 자연만이 있는 유스호스텔이다.
마당가까이에서 풀을 뜯는 사슴이 많이 보인다.
멈추고 둘러보니, 유스호스텔 부근에 여러마리의 에조사슴들이 보인다.
색깔이 조금 다른 사슴도 보인다. 야생 에조사슴으로 꽃사슴의 아종이다.
꽃사슴처럼 적갈색의 털에 뚜렷한 하얀 반점이 있는것이 특징이나, 겨울철이 되면 이 녀석처럼 회색털이 많아진다.
시레토코 고코(오호)를 향하는 길. 묘한 분위기의 나무들이 길 옆으로 가득 자라고 있다.
어쩐지, 신화 한자락 흘러 나올 것 같은 분위기다.
독특한 고산식생의 길을 달려서 시레토코 고코를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