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나서다
길 위에서의 위로
기억할만한 지나침
2013. 12. 16. 09:06
지긋지긋한 섬의 오르막 길.
콩죽처럼 흐르는 땀과 헉헉대는 가쁜 숨을 내뱉으며 고갯마루에 올라섰다.
무거운 페달질의 원흉인 가득 짐이 묶인 자전거를 대충 갓길에 던져두고
전봇대 옆에 묶여있는 자판기로 달려가 콜라 한 캔을 뽑아들곤 미친듯이 들이붓는다.
'크으~~! 살겠다.'
누군가로부터 전해진 격려나 위로대신,
탄산음료 한 병에서 터져나온 보글보글하며 짜릿한 위로가 위장 속으로 퍼져든다.
한 없이 사소하며 무심한 것들로 부터 받는 위로,
길 위라서 가능한 그것.
큐슈자전거일주 3일차 | 2013.10.28. | 나가사키현, 이키섬